[인터뷰]'동네축구형' 김용만 "내 인생 점수 2대1…한 골 더 넣고 싶어요" (2024)

[인터뷰]'동네축구형' 김용만 "내 인생 점수 2대1…한 골 더 넣고 싶어요" (1)

[서울=뉴시스] 김용만. (사진=뭉친프로젝트) 2024.06.22. [email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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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전재경 기자 = 축구 좋아한다는 연예인 많이 봤지만 이렇게 축구에 진심인 연예인 또 있을까. 매주 조기축구회에 나가 그라운드에서 뛰고, 최근 독일에서 개막한 유로2024 중계를 보기 위해 새벽잠을 설친다는 MC 겸 개그맨 김용만(56). 그는 2022년 11월 국내 연예인으론 처음으로 축구 전문 유튜브 채널 '동네축구형 용마니'를 개설하고 지금까지 국내·해외축구 영상을 꾸준히 다루고 있다. 축구선수 출신이나 해설자처럼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진 않지만 남다른 축구열정과 푸근한 입담으로 매니아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 21일 오후 김용만과 전화로 인터뷰를 했다. 대화를 나누는 내내 그의 목소리에선 축구에 대한 애정이 절로 묻어 나왔다. 또 33년차 개그맨 답게 시종일관 노련했고 유쾌했다.

다음은 김용만과 일문일답.

-축구 유튜브를 하게 된 계기는?

"저는 유튜브 시작할 때 '이걸로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을 한 적은 없어요. 다만 유튜브 하자는 제안이 왔을 때 내가 지치지 않고 계속 할 수 있는 거, '내가 진짜 좋아하는 건 뭘까?'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렇다면 저는 축구를 매주 보고 축구 얘기하는 걸 너무 좋아하니까 그거면 되겠다 싶었죠. 제가 지치지 않을 자신이 있는 거는 축구 딱 하나여가지고 축구 유튜브를 하게 됐어요."

-언제부터 축구를 좋아했나요?

"저는 축구를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어요. 어느 정도냐면 TV에서 대표팀 경기 해주면 며칠 전부터 달력에 표시를 해두고 막 가슴이 뛸 정도로 축구를 너무 좋아했어요. 예전에 동남아에서 킹스컵 대회라는 걸 했는데 대표팀 경기도 아니고 한일은행이라는 팀이 나가서 했어요. 근데 그걸 라디오로 중계해주는 걸 알고는 새벽에 이불 뒤집어쓰고 라디오 중계 듣다가 엄마한테 걸려서 혼났던 적도 있어요. 그럴 정도로 축구가 이상하게 좋더라고요"

-요즘에 응원하는 축구팀 있나요?

"아무래도 우리나라 대표팀 선수들이 뛰는 팀들은 빠짐없이 보고 있고 다 너무 좋아하죠. 특히 손흥민 선수는 제가 레버쿠젠에서 뛸 때부터 경기를 빠지지 않고 보면서 '와 이건 우리나라에서 나올 수 없는 유형이다' 싶어 가지고 너무 좋아했었죠. 지금 손흥민이 뛰는 토트넘은 가장 좋아하는 팀이죠. 근데 사실 토트넘을 좋아하는 이유는 손흥민 때문만은 아니에요. 2000년대 초반에 토트넘이 우리나라에 온 적이 있었어요. 효창운동장에서 열린 페널티킥 행사였는데 저도 참석했어요. 그때 토트넘 스타였던 로비 킨, 저메인 데포 다 왔는데 제가 누군지 모르고 같이 사진 찍자고 하는데 ‘누군데 저 사람들이 사진 찍자고 하는거야’ 그랬어요(웃음). 이후에 토트넘이라는 팀은 내가 인연이 있으니까 무조건 좋아해야겠다 싶어서 지금까지 좋아하고 있어요."

-'동네축구형 용마니'가 축구 전문 채널이니까 촬영 전에 축구 공부도 많이 해야 할 것 같은데요.

"저는 사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주로 보니까 EPL 선수들의 습성이라든지 그런 것들은 너무 잘 알고 선수도 웬만하면 다 알거든요. 근데 타 리그는 사실 잘 안 봐요. 김민재 선수가 독일 가서 분데스리가 보려고 하는데 솔직히 별로 재미가 없더라고요.(웃음) 이탈리아 세리에A도 우리나라 선수가 없으니까 잘 안 보게 되죠. 그래서 유튜브에서 다른 리그를 다루면서 얘기할 때 미리 좀 공부도 하고 준비도 하고 있어요."

-MC 김용만의 방송 진행 스타일은 축구로 치면 노련미 넘치게 공수를 조율하고 경기를 풀어가는 미드필더와 같아 보인다. 본인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정확하게 보시네요.(웃음) 제 진행 스타일은 축구로 치면 수비형 미드필더부터 공격형 미드필더까지 중원을 쉴 새 없이 드나드는 그런 유형이에요. 특히 저는 방송할 때 너무 자극적이거나 남 욕하지 않고 재밌게 가자는 주의거든요. 만약 제 성향이 공격수였다면 '자극적으로 방송해서 조회수부터 터져야지 무슨 소리야!' 막 이랬을 거에요.

-그래도 유튜브 내용은 알찬데 조회수가 높지 않으면 아쉬울 것도 같습니다.

"사실 아쉽죠, 근데 저는 제가 좋아하는 걸 하기 때문에 조회수가 있고 없고가 사실 큰 영향이 있진 않아요. 조회수 안 나오는 것에 대해서 기분이 다운되거나 그런 거 없다는 걸 말씀드리고 싶어요. 다만 아쉬운 건 진짜 재밌는 것들이 있어서 많이 좀 보셨으면 했는데 그런 것들이 생각보다 조회수가 안 나오면 아쉽긴 하죠. 지난번에 설특집으로 김성주 씨가 게스트로 나와서 재밌게 얘기한 게 있거든요. 김성주 씨가 축구중계도 많이 해보고 들은 것도 많아서 재밌게 말한 내용이었는데 조회수가 안 나와서 아쉬웠어요."

-유튜브 동네축구형 용마니에서 해보고 싶은 콘텐츠가 있나요?

"제가 주변에 연예계 형·동생들이 많은데 유튜브에 초대를 안 했어요. '조회수 끌어 모으려고 연예인 부른다' 그렇게 보일까봐 여태까지 자제하고 안 했어요. 근데 이제는 어느 정도 자리 잡은 거 같으니까 진짜 축구 좋아하는 사람들과 이야기들을 하려고 하고, 유명인들을 불러서 얘기해도 되겠다고 생각해요. 특히 저는 배우 최수종 형을 좋아해요. 수종이 형이 진짜 축구 좋아하니까 게스트로 부르고 싶어요. 또 제가 해외 가서 유럽 축구경기를 본 적이 없어요. 그래서 유럽축구 직관하는 콘텐츠도 생각하고 있어요. 저 혼자 말고 구독자 분들하고 함께하면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을 해요.

[인터뷰]'동네축구형' 김용만 "내 인생 점수 2대1…한 골 더 넣고 싶어요" (2)

[서울=뉴시스] 안정환, 김용만. (사진=뭉친프로젝트) 2024.06.22. [email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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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속사 뭉친프로젝트 식구인 축구선수 출신 안정환·김남일과 만나면 축구 이야기 많이 나눌 것 같은데요. 평소에 어떤가요?

"만나면 제가 하도 축구 얘기를 많이 하니까 정환이는 '축구 얘기하지 말라'고 하더라구요.(웃음) 물론 살아가는 얘기도 하고 다른 얘기도 하죠. 그리고 그때 그때 축구 관련해서 궁금한 것들 있으면 이 친구들한테 물어보고 하면 서로 너무 좋아요. 그러면서 하는 얘기가 저한테 '이 형 진짜 축구 좋아하네'라고 하더라고요."

-김용만에게 축구란?

"축구는 저한테 진짜 큰 의미예요. 저는 어렸을 때 그닥 좋아하는 게 없었거든요. 근데 축구하는 날이 제 인생에 있어서는 가장 기쁘고 지금 생각해도 '얘가 왜 이렇게 축구를 좋아하지?' 할 정도로 설레어 했던 것 같아요. 우리나라가 월드컵 나갈 때 경기 보고 심장 터질 것 같았고, 2년 전에 제가 카타르 월드컵 직접 가서 포르투갈 전 봤는데 황희찬 선수가 결승골 넣고 16강 갔을 때 그 날 너무 많이 울었거든요. 해가 거듭되고 나이를 먹을수록 점점 축구공 덩어리가 커지는 거 같아요.(웃음) 죽을 때까지 무언가를 좋아할 수 있다는 게 나한테는 큰 행복인 거 같아요. 그래서 축구한테 '너무 고맙다' 이런 말을 하고 싶어요."

-만약 다시 태어나면 축구선수 할 건가요? 아니면 또 개그맨 할 건가요?

"요즘에도 아침마다 조기축구를 해서 알지만 어휴 뛰는 거 너무 힘들어요. 축구선수는 죽었다 깨어나도 못해요.(웃음) 그리고 개그맨은 제가 해봤고 방송도 원 없이 해본 거 같아요. 그래서 개그맨과 축구선수보다는 사실 제가 음악도 좋아해서 다시 태어나면 작곡이나 악기 연주를 해보고 싶어요."

-데뷔 한지 어느덧 33년 됐다. 연예인 인생을 축구 경기로 비유하자면?

"제 연예인 인생을 축구 경기로 비유하자면 '다행히 2대1로 근소하게 이기고 있다' 뭐 이런 생각이 들어요. 축구랑 연예계 생활이 똑같은 게 방심하면 골 먹고 무너지거든요. '시작 5분, 끝나기 5분 조심하라' 그랬는데 저는 시작 5분에 한 골을 어떻게 넣었고 일찍 잘 됐거든요. 그러다가 동점골 하나 얻어맞고 어렵게 지금 골을 하나 넣어 가지고 제 느낌엔 2대1로 근소하게 앞서고 있는데…조금 더 열심히 해 가지고 한 골 더 넣어서 3대1이면 아름다운 스코어 아닐까 싶어요."(웃음)

◎공감언론 뉴시스 [email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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